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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운림산방.

구불구불 아스팔트 산길을 따라 첩첩산중에 자리한 운림산방.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에 거처하였으며 지금까지의 일가 직계 5대의 화맥이 200여 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운림산방 화맥의 도표를 보노라면 가통의 이어짐이 희귀하다. 진도에 올 적마다 분위기와 느낌이 좋아 꼭 들려 산방의 뜰을 거닐며 한참 머물다 오는 곳이다. 경상도 토박이지만 남도 여행을 자주 하는 덕으로 2023년이 되기도 전에 고맙게도 진도군에서 탁상용 달력과 보배섬 진도이야기의 책자를 보내왔다.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전의 조용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 늘 이른 시간에 온다. 몇 번이나 여기 왔기에 사진과 글이 중복될까 지난 나의 블로그를 훑어봤더니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뭔 일인고! 연못가 벤치에 ..

아름다운세상 2023.02.09

세상은 요지경 속.

낮이 아닌 새벽 3시 40분쯤. 방화문도 잘 닫혀있는 계단으로 할멈과 함께 내려간다. 13층을 걸어서 오르락내리락한 지 벌써 한 주일이 더 된다. 운동 삼아 아직도 20여 일을 더 걸으면 허벅지가 빵빵해지려나? 방화문이 열려 있는 어느 층에 오면 할멈이 기겁을 한다. 현관문에 유령을 그려놓은 화가의 집 주인 취향이 요지경 속이다. 아니지! 내가 그림에 까막눈 천치인가 보다..^^ 또 한층에 방화문이 열려 있다. 자전거 안장에 뿌옇게 쌓인 먼지를 보니 반년은 훨 넘은 것 같다. 타이어도 뒤집어 진 자전거를 매일 보는 집주인의 무념도 요지경 속이다. 희대미문의 협잡꾼을 델꼬 노는 오늘의 형세가 생쥐를 델꼬 노는 고양이를 보는 듯 참 재미가 있으니 이 또한 요즘의 요지경 속이다..ㅍㅎㅎ~

아름다운세상 2023.02.02

불로동 고분군을 거닐면서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명당의 고분군을 산책하면 따스하고 좋으려나? 어긋나게 한겨울 불로동 고분군을 걸어봤다. 봄의 푸르름과는 달리 엄동설한의 풍경에서 유별난 아름다움이 느껴져 주머니에서 폰카를 꺼내 셔터를 눌렀다. 무덤들이 참 크다. 죽어서든 살아서든 허세가 대단한듯하다. 난 통이 작아 늘 아담한 것을 좋아하는데..^^ 옛사람들은 죽기 전의 모습 그대로 죽어서도 계속 유지된다고 믿었던가? 다 허망함을 지금쯤은 느낄는지..ㅎ 천년을 넘은 고분들.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혼은 없을지라 첩첩이 펼쳐지는 무덤 사이를 기피 않고 걸으며 셔터를 누른다. 얼마 전 설날. 농반진반 친구끼리 만수무강 문자들이 오갔다. 이제 삶과 죽음에 대한 잡념을 가지는 연세가 되었나 보다..ㅎ 200기나 되는 고분군을 걸어보면 걷기에 ..

아름다운세상 2023.01.28

강원종합박물관②

박물관 후문을 통하여 실내로 들어간다. 꼭 유령의 고스트 하우스에 들어가는 듯 으스스하다..^^ 물이 흘러 만들어졌다는 신기한 돌 이 입구에서 나를 맞이한다. 만들어진 동굴이지만 내부의 종유석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두가 진품 같았다. 동굴 내부에는 갈림길도 있었고 조명으로 색상을 만들어 놓은 우측 끄트머리에 청루낙도란 명패가 걸려 있어 가까이 가본다. 우측의 긴 종유석은 혜안지주(慧眼之柱)라 적혀있고 전면의 종유석에는 청루낙도(淸淚樂道)라 적혀있다. 외로이 어두운 곳에 묻혀 있다가 밝은 세상에 나와 좋은 이름까지 얻었으니 나쁘진 않겠다. 짧은 동굴을 거쳐 박물관 실내로 들어오니 로마의 바티칸 박물관 복도 전시장 못잖은 규모에 놀라 잠시 멈칫하였다. 좌측의 노란색 아치 안을 들여다보니 부처 앞에 불전함이...

아름다운세상 2023.01.18

강원종합박물관①

사립(私立) 강원종합박물관이라는 길가 입구의 커다란 입간판을 보고 들어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곧바로 보이는 판다(Panda) 조형물. 그 뒤로 판다의 고향 풍인 건축물 좌우에는 한자로 대진강원수련도장이란 글과 중원대학교연수원이란 현판이 길게 걸려 있다. 대리석 큰 건물 마당 가운데 연수원이란 표지가 있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란 글이 적혀있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왠지 위축되어 그만뒀다. 의문은 금방 풀린 듯하다. 대순진리회의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이 문화교육과 평생교육의 배움터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곳이란다. 요즘 하도 공자학원이니 비밀경찰이니 하여...ㅋ~ 박물관의 매표소와 출입구를 보았지만 건물의 외관과 멀리 보이는 마당의 전경에 이끌려 바깥 구경부터 하였다. 거대한 박물관 건물 앞에 여의주를 입..

아름다운세상 2023.01.12

삼척 환선굴③

동굴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통일광장. 환선굴의 크기를 새삼 떠올려 본다. 보이는 광장의 앞쪽 옥좌대를 담아봤다. 같은 장소 바로 곁에도 천장에서 떨어진 물로 논 모양의 형태가 만들어져있다. 이 형상이 환선굴의 자랑이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생성물이란다. 성모 마리아상을 보러 가는 길이다. 혹시나 이 동굴에 갈릴리 호수가 있으려나?..^^ 호수 위의 성모 마리아상을 찾고 보기가 무척 어렵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아무리 살펴도 이교도의 눈에는 잘 보이질 않는다. 천장의 낙수에 의해 형성된 석순이다. 얼음처럼 반질반질한 모양이 일품이다. 끝이 뾰족한 바위의 형세가 무척 날카롭게 보인다. 동굴 안의 최고봉인가 하였더니 아니더라..^^ 할멈과 둘이서 기암괴석을 보러 탐사의 관람을 계속한다. 천장의 틈새에서 질퍽..

아름다운세상 2023.01.04

삼척 환선굴②

이제 동굴의 입구로부터 ⅓쯤 왔다. 안내판을 보니 출구까지의 길이 멀고 아득하다. 숨은그림찾기처럼 곳곳의 명칭을 옳게 찾아보려면 눈 크게 뜨고 용 좀 써야 된다. 동굴 안쪽 멀리 ‘통일광장’이 보인다 돌고 돌아 한참을 가야 도착하는 곳이다. 꿈의 궁전. 호화로운 황금빛 표면이 원래의 색상인지 기억이 삼삼. 많은 유석이 커튼이 되어 궁전의 화려한 장식을 보는듯하다. 아래쪽으로 우리나라의 지도 모양을 펼쳐놓았으니 당연히 통일광장이지 싶다. 벽면의 악어상에 조명이 비춰진다. 모르고 그냥 지나칠뻔한 곳을 눈 밝은 할멈 덕에 각도를 맞춰 담았다..^^ 소망계곡으로의 계단을 내려간다. 표지판에 소망폭포라고 적혀있었는데 엉뚱한 곳을 보느라 폭포를 옳게 담지 못하였다. 악마의 발톱이 맞지 싶다. 어디에 안내판이 있었는..

아름다운세상 2023.01.02

삼척 환선굴①

대금굴을 관람하고 환선굴로 향한다. 환선굴 모노레일 탑승장까지 700여m를 걸으면 된다. 처음 개방된 20년 훨 전에는 환선굴까지 무척 힘들게 올랐었는데 지금은 거저먹기다..^^ 제일 힘 드는 마지막 오르막길 400여m를 걷지 않고 편하게 오른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며 보는 늦가을 산세의 전경이 참 좋다. 동굴에 도착하여 입구를 보니 옛 기억이 되살아난다. 다시는 안 올 곳이라 마음먹었는데 다시 와보니 무척 반갑다. 과거나 지금이나 국내서 내가 본 동굴 중 엄청 큰 최대의 크기다. 언젠가 가본 중공의 장가계 황룡동굴 보다는 쬐끔 못한 듯한 느낌이다. 미녀상 표지판에 큰 기대를 하며 눈 빠지게 살펴봤지만 미녀는 보이지 않고 미끈하게 쭉쭉 빠진 벽에 홈만 보인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미인의 모습은 없다...

아름다운세상 2022.12.30

삼척 대금굴②

주차장 매표소에서 도보로 300여m. 대금굴관광센터에 도착하여 예매확인 후 모노레일에 탑승. 인공으로 만들었다는 은하동굴을 통하여 은하역 광장에 도착한다. 무선 수신기를 받아 귀에 꽂고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관람을 시작한다. 동굴에서 첫 번째 만나는 8m 높이의 비룡폭포. 한 팀 40명쯤 되려나? 하루 관람 인원 약 700명? 동굴 내 사진 촬영금지. 그래도 가이드 몰래 셔터를 살짝살짝 눌렀다. 어둡고 미끄러운 동굴의 철제계단을 이용하여 관람하는지라. 씰때없이 사진 찍는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내야 뭐 워낙에 숙련된 몰래 사진 찍사니까..^^ 갈라진 암석의 틈새로 흘러내린 종유석이 커튼처럼 넓게 펼쳐진 광장이다. 수억 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 아무렇게나 구경할 수 없는 비경을 사진으로 다시..

아름다운세상 2022.12.21

삼척 대금굴①

내 돈 주고 내 발로 구경하기에도 까다로운 대금굴. 해를 걸러 올해는 일찌감치 인터넷예약으로 관람을 허락받았다..^^ 당일 예매 불가에 전화예약도 안 되는 별난 곳. 일주일 전 예약에도 원하는 시간을 잡지 못하였다. 넉넉한 시간에 도착하여 넓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매표소를 통과하며 성취감에 입구를 바라보니 제값을 한 듯 가을 풍경이 좋다. 길 따라 쭉 가면 환선굴 방향. 좌측으로 나무다리를 건너면 대금굴 가는 길이다. 똑바로 가도 좌측으로 대금굴 입구가 또 나오지만 이 길이 훨 좋은 듯하다. 대금굴 모노레일 타는 곳까지 280m 팻말이 세워져 있다. 아주 오래전 환선굴까지는 너무 가파르고 힘들었는데 옛날 같잖게 환경이 많이도 변하였다. 룰루랄라 쬐끔 걸었더니 대금굴 간판석이 보인다. 깊은 산중이라 아름다운..

아름다운세상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