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이다. 아직도 낭만은 다 사그라지지 않았나보다. 로맨틱한 마음에 촛불을 준비하여 단산지로 향한다. 벌써 달님이 너무 높이 올랐다. 조그만 종이컵에 가는 초를 담아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함께 담아 호수에 띄운다. 두 개를 만들어 멀리 멀리 둥둥 떠 가거라 마눌은 합장하여 보름달님에 .. 감로의 곳간 2009.02.13
기인의 차. 용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우리동네 지묘동 노른자위에 턱하고 자리 잡은 헬스사우나 한가하니 편한 현관의 대기실 소파에서 수행을 하듯 잠시 명상에 든 뉘님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몰래 담았다. 터가 팔공산의 맑은 정기를 받아서인지 이곳에는 많은 선지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주차장에서 기이.. 감로의 곳간 2009.02.12
고속으로 질주하는 나에게 태극기만 일렁이는 시골학교의 텅 빈 운동장. 철길 따라 겨울의 누런 들판은 차창 밖에서 빨리도 사라져 간다. 벌써 09년의 이렛날처럼. 이어폰에서는 추억의 음악이 흐른다 68학번의 노래 '이연실의 목로주점' 가락이 넘친다. 훌빈한 객실의 한구석 뒤로 적당히 의자를 젖혀 눈을 감은 민머리 딸아이와.. 감로의 곳간 2009.01.08
산책길 정상에는 몇 주전 초겨울 오전에 단비가 내리나 했더니 산책길 정상에는 눈이 뽀얗게 쌓였다. 가랑비 정도야 우산을 받치고 오르는 낮은 산길이라 누군가 일찍 올라와 갓을 쓴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 오르면 먼 산 갓바위가 보여서일까? 정상에 펼쳐진 설원은 뜻밖이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설경을 .. 감로의 곳간 2009.01.02
가만 보노라면. 파란 하늘엔 구름이 둥실둥실 넓은 바닷가엔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짝 잃은 외갈매기의 멀뚱함을 어우러 렌즈의 눈으로 본다. 가만 보노라면 자연에 아름다움의 면면들을 가만 보노라면 모두가 유아독존(唯我獨尊)이라. 혼자 잘났다고 뽐내지도 않고 오로지 귀한 스스로를 위하여 갈고 닦아 존재를 .. 감로의 곳간 2008.12.01
행운목의 꽃을 보며.. 행운목에 꽃이 피었다. 20여 년을 함께 하며 이번이 세 번째인가? 별 관심도 없이 가끔씩 화분에 물이나 주며 그런저런 하루하루였는데.. 저녁 녘 온 집안에 진한 꽃향이 진동을 하여 여기저기 살피다가 행운목의 꽃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꽃대 여기저기 꿀방울. 활짝 핀 행운의 달콤한 꽃을 보면서 .. 감로의 곳간 2008.11.26
사람이 없는 자연은 그토록 아름다운가? * 아래 사진들은 모두 폰카로 찍은 사진 * 달 밝은 이른 새벽 노인네가 되어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 역시나 산책 나온 잘 생긴 친구도 반갑게 만나고 쪼끄마한 도룡농 한 마리도 만났다.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이 녀석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는 긴 시간에도 도망은커녕 임로의 희미한 불빛아래 멈춰 인내.. 감로의 곳간 2008.10.17
2008년 세계바디페인팅축제를 보며. 사진을 보니 마눌 아직 쓸만하다..^*^ 2008년 세계바디페인팅축제에 마눌과 함께 친구 몇몇이 관람을 하며 가을을 맞았다. 온 몸에 물감으로 황칠을 하듯 하니 나 든 친구 하는 말쌈이 "쟈들 와 저카노?..." 마무리 작업에 정성껏 붓과 도구로 온몸을 움직이는 화가들과 왠종일 몸뚱아리를 남에게 맞기고 .. 감로의 곳간 2008.09.01
사는 게 무엇인지..^^ 요즘은 일찍 일어나기가 싫어서 일부러 늦게 잠자리에 드는데도 5시 40분 경이면 눈이 뜨인다. 눈 떨어지기 무섭게 벌떡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신문을 가져와 화장실에 앉아 몽땅 다 읽고도 할 일이 없어 냉동실에서 절편이나 인절미 떡을 꺼내 마나님께 드릴 아침 식사준비를 한다...^^ 스텐후라이팬 .. 감로의 곳간 2008.05.28
미친 인간들. 부처님오신 날 변변하게 등 하나 옳게 달지 못하고 남들이 달아 논 아름다운 연등을 보며 밤늦게 팔공산 동화사에서 주제넘게 합장만하였다. 돌아 다니느라 이제서야 찍어 뒀던 사진을 보니 뭔가 하나 기원을 하며 부처님께 빌어 볼껄 아쉬운 마음이...^^ 요즘 미친 소에 다들 흥분을 하니 덩달아 나도 .. 감로의 곳간 200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