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서 속초까지는 천 리 길이다. 너무 먼 곳이라 한해 한 번쯤 여행을 오니 올 적마다 서먹하다. 해거름 익숙하지 않은 도로 금강대교를 건너 아바이마을로 향한다. 산 좋고 물 맑은 곳곳을 쏘다니다 보니 심신이 피곤하여 앉을 자리가 있으면 그곳이 좋은 쉼터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명승이다. 해변의 저편에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과 건물보다 더 큰 배가 보인다. 할멈은 벤치에 축 처져있고 나 홀로 아바이마을의 간이해수욕장 해변을 산책한다. 실향민들의 주거지 쪽은 좀 그렇지만 해변은 아름답다. 뱃사람도 아닌 게 잔잔한 바다의 등대만 보면 늘 마음이 설렌다. 괜시리 누군가를 기다리는 애절한 싯귀가 떠올라 그런가 보다..^^ 1950년 김일성이 일으킨 지독한 육이오전쟁. 피난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